안녕하세요 님,
새롭게 돌아온 녹색희망 인사드려요. 이 글을 쓰는 저는 긴개입니다.
반가운 소식이 정말 드문 시기입니다. 안녕을 묻기가 조심스러워질 정도로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생을 겪은 제게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기는 처음입니다. 대통령이 국민을 해치려 들고, 비행기 충돌로 179명의 목숨이 스러지고, 저급한 악의가 목소리를 높이고, 이제는 화마가 국토를 집어삼키기까지 했습니다. 가족과 삶터를 잃은 사람들의 마음, 야생동식물의 넋은 헤아릴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이럴 때 녹색희망이 님께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어깨가 움츠러들기도 했습니다.
냉소는 쉽고, 희망은 어렵다고들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희망을 갖자는 말에 코웃음 치긴 쉬워도, 정말 그렇게 믿고 행동하기란 두렵고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녹색연합은 지금도 녹색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생태가 순환하는 사회, 폭력은 옛말이 된 평화로운 사회, 녹색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다스리는 사회를 꿈꾸는 마음입니다.
녹색연합이 오래전부터 외쳐왔던 녹색희망이야말로 오늘 이 땅에 사는 우리에게 해답이 되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불타버린 나무와 풀, 곤충, 야생동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내밀고, 국민이 권력을 갖는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도록 비폭력평화의 광장에서 대화하고, 이 나라 땅과 우리들 마음이 다시 녹색으로 물들 수 있도록 희망을 더욱 단단하게 붙들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정의로운 녹색 사회는 가까운 내일이 될 거예요.
힘을 가진 소수가 아닌, 모두를 위한 마음, 당장 눈에 보이는 지금이 아닌 내일을 위한 마음이 녹색희망입니다. 녹색연합의 활동과 마음을 담은 녹색희망이 님과 오래도록 함께 걸어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녹색연합은 지난 3월 22일 제14회 정기총회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녹색연합의 정기회원이라면 총회 참석 요청 연락을 받으셨을 거예요. 낯설고 민망해 참석하지 않은 분들도 계시죠? 그 마음 알 것 같았어요. 저도 뻘쭘했거든요. 하지만 신기하게 그날 낯선 얼굴들과 마주하니 우리 이제야 만났네요-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녹색연합의 궤적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살피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에 오신 그 한 분 한 분이 전부 든든한 아군 같았습니다. 녹색연합을 응원하는 마음, 걱정하는 마음, 좀 더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 모두 듣고 나니 개운하고도 따뜻했습니다.
혹시나 이 레터를 읽고 내년 정기총회에 참석할 마음이 생긴 분이 있다면 꼭 말해주세요. 우리는 레터 너머로 정말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물론 다른 기회도 많으니까, 님 우리 언제든 만나요.